결과만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과만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목적지주의'라는 말을 들어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목적지주의란 여행을 가거나 여정을 떠날 때 목적지에서 한 행동만을 중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여행갈 때 종착지까지 가는과정은 무시한 채 종착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만 의미를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1박2일로 캠핑여행을 계획합니다. 캠핑을 준비하는 과정, 여행을 가는동안에 가족들과의 사소한 잡담 등이 여행의 소소한행복입니다. 하지만 목적지주의에 빠지게 되면 그런 과정의 행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캠핑을 준비하고 여행을 가는동안에도 스마트폰만 본 채, 가족들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캠핑장소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도착해서 자신이 캠핑을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기에 캠핑장에서 인증샷만 많이 찍습니다. 고등학교시절 친구들과 여행을 가게 되면 여행을 가서 먹을 음식을 사기위해 장보기, 버스안에서 떠드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요새는 그런 광경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기껏 여행을 가려고 시간을 내고 돈을 모았으면서 준비하고 이동하는 시간의 과정들은 내팽개쳐져버리는 현실이 쓸쓸하기도 합니다.

  여행 뿐 아니라 우리 삶에는 '목적지주의'가 뿌리 깊게 박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리공부를 하면 요리관련 자격증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요리공부'의 의미는 '요리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과정에 불구한 것입니다. 자격증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사람에게는 '쟤는 헛공부했네', '몇년동안 뭐한거야?'라는 식으로 조롱하곤 합니다. 자격증을 따지 못하면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자격증이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요리가 좋아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어서 배운 요리는 정말로 자신에게 도움이되고 필요한 것입니다. 자격증은 그저 한 사람의 요리 실력을 수치화하여 보여주는 지표일 뿐입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즉, 자격증은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도구인 것입니다. 사실 요리를 공부하고 배운다고 해서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는 자격증을 남들에게 내새울려고 따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단지 요리가 좋아서 요리공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요리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고, 그 날 배운 요리를 통해 남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에서 기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TV에서 보던 요리를 자신도 하면서 느끼는 자신감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듯 공부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문화특성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착합니다. 진정한 공부에 대한 의미는 퇴색이 됩니다. 무엇인가를 배우면 그에 대한 증거물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그런 증거물 자격증을 따지 못하면 그동안 했던 노력과 공부들은 모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과에 집착하게 되고 노력하고 배워가는 과정속에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테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면 올해 당장 수익률을 얻어야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주식투자를 하는 과정속에서 내가 배우는 것이 있고 반성하고 노력해서 발전하면 되는 것입니다. 오로지 수익률에만 매달려서 자신의 기준없이 '인생은 한방이다'라고 하며 결과에만 치우치다 보면 배우는 것 없이 빈털털이가 된 자신과 마주할 것입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공부하고 투자해야합니다. 당장 올해는 수익이 아니라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그 과정속에서 자신만의 기준이 생긴다면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교양을 쌓기 위해 책을 읽거나,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거나, 친구를 사귀기 위해 시간을 보냅니다. 발전을 위해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행동은 바람직합니다. 다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본질을 잊지는 않았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목적지에 도달해야 얻는 것도 있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서 얻는 것도 충분히 많기 때문입니다. 결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목적지만을 향해 달려가다가 그 과정속에서 스치는 소중한 순간들을 잊지 않도록 한번씩 주변을 뒤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